언론 보도2016. 11. 15. 16:02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1109000429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11. 존 피자렐리

듣는 순간 빠져드는, 시간을 넘나드는 낭만의 마술사


▲ 존 피자렐리의 2015년 앨범 'Midnight McCartney'. 김정범 제공



케니 지(Kenny G)는 한때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음악가입니다. 그가 연주하는 소프라노 색소폰은 당시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악기였는데요. 덕분에 많은 사람이 이 악기에 대해서 알게 되기도 했지요. 
 
케니 지가 국내에서 한창 유행했던 시절 저는 국내 각종 음악 전문 잡지 구독에 열심이었습니다. 당시 잡지나 기사에서 종종 거론되던 음악가 또한 케니 지였습니다. 대중적인 인기에 비해 찬사보다는 비판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의 음악을 과연 재즈로 보아야 하느냐 라던가 이렇게 뻔하고 상업적인 음악이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것인가 등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사실 저도 그런 비판에 동의하는 사람 중 하나였고 실제로 케니 지의 음악을 참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말이지요, 왜 그렇게 그의 음악에 대해 반감을 가졌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케니 지 본인이 특정 장르를 강하게 고집했던 것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그가 음악가로서 어긋난 행보를 보인 적도 없었거든요. 

물론 유명세에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 뒤따르는 것이지만, 그때의 비판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상합니다. 분명 음악가의 의도와 관계없이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음악에 엉뚱한 잣대를 들이댈 때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종종 접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존 피자렐리(John Pizzarelli)의 음악도 그때 케니 지의 음악과 같은 식으로 잣대를 들이댄다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재즈라는 장르의 카테고리에서 대중적인 인기 음반을 계속 내고 있고요, 많은 앨범 수와 비교하면 그 색깔도 다채롭지 못합니다. 마치 음악가 스스로가 '내가 이런 식으로 음악을 만들면 사람들이 아주 좋아할 거야. 난 그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음악 같다고 할까요.  

음악가의 의도와 생각이 너무 빤히 보이는 음악처럼 보입니다. 그런데도 그의 음악은 듣는 순간 사람을 녹아내리게 합니다. '이렇게 하면 당신의 음악에 내가 녹아내릴 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뻔한 의도가 싫다고!'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면서도 그냥 그 음악에 빠져들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그래서 매번 앨범이 발표될 때마다 이 음악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존 피자렐리는 1960년 태생의 미국 출신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입니다. 그의 기타 연주와 그가 빚어내는 특유의 목소리는 오랫동안 많은 팬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2015년 앨범 'Midnight McCartney'는 그의 재능과 매력이 또 한 번 빛나는 음반입니다. 그리고 이 앨범에는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함께하지요. 헌정 앨범이라고 봐도 될 만큼 폴 매카트니의 개인 작품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이 노래들은 마치 옛 뉴욕의 자정으로 시간 이동하는 듯한 마술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늦은 밤이지만, 곳곳에 아름다운 불빛과 서정적 정경이 돋보이는 맨해튼의 어디론가 말이지요. 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