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2016. 4. 28. 18:32

기사원문 : http://news.mk.co.kr/newsRead.php?no=182146&year=2016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한식 셰프 권우중과 비올리스트 김상진.

향긋한 민들레와 참나물이 봄 생선 도미와 곁들여 국수 위에 올려졌다. 말만으로도 입에 침이 흥건히 고이게 하는 봄내음 가득한 요리들이 봄의 음악과 만났다. 자연히 만남의 장소는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클래식 공연장. 요리와 클래식 음악의 색다른 조합을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는 한식 스타 셰프 권우중과 비올리스트 김상진 연세대 교수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권 셰프의 한식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어릴 적부터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었어요. 비발디의 바이올린협주곡 '사계'를 가장 좋아했죠. 한식과 다른 예술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고심하던 중 클래식음악기획사에서 마침 제안이 오더군요."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권숙수'의 오너셰프이자 각종 TV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권 셰프는 "한식과 흔히 연결되는 전형적이고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을 깨고 한식의 새로운 모습을 알리고 싶었다"며 클래식 음악 무대에 서게 된 계기를 전했다. 공연은 해설과 연주가 번갈아가며 이어지는 '렉처콘서트' 형태다. 제철 재료, 즉 봄에 나는 식재료들을 활용한 각종 맛깔스러운 요리와 술, 또 이와 연결고리를 갖는 클래식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다. 김 교수가 진행을 맡고, 권 셰프가 봄나물과 도미, 제주 구엄닭, 비단조개 등을 활용한 요리를 설명하면 무대에 오른 김 교수를 비롯한 연주자들이 모차르트의 가곡 '봄의 동경', 차이콥스키의 발레곡 '꽃의 왈츠' 등 봄의 분위기를 지닌 곡들을 선보이는 식이다. 음악을 통해 맛을 연상하는 공감각적인 감상이다. 

"파헬벨이나 차이콥스키의 변주곡들도 연주할 예정입니다. 간단한 주제로 끊임없이 새로운 선율을 자아내는 변주곡에서 같은 재료로 다양한 맛을 창조하는 요리의 과정을 읽을 수 있었죠." 이렇게 말하는 김 교수는 동아콩쿠르에서 비올라로 최초 우승을 거둔, 한국을 대표하는 비올리스트이자 독일 유학 시절 직접 김치를 담가 먹었을 정도로 요리와 음식에 관심이 많은 미식가다. 

"음악도 순수음악과 대중음악으로 나뉘듯 셰프의 철학이 오롯이 반영된 파인다이닝 메뉴는 클래식 연주와 통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 안타깝게도 이번 공연에서 권 셰프의 요리를 직접 맛볼 수는 없다. 말과 음악만으로 요리의 생김새와 향취, 요리법 등을 한껏 느껴보는 독특한 체험이다. 권 셰프는 덧붙였다. "우리가 늘상 마주하는 음식과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얼마나 음악적인지 알리고 싶어요. 음식의 맛과 향을 동시에 조율할 때면 제 자신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공연은 4월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스톰프뮤직 (02)2658-3546 

[오신혜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