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A to Z2016. 12. 31. 23:04



<첼리스트 송영훈의 Joy of Classicism> Vol1. 슈만 - 5개의 민요풍 소품 Op. 102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이전에 좋아하던 곡들이 다르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또 육아라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요.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은 음악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사랑 이야기를 갖고 있는 음악가입니다. 클라라의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소송까지 하며 사랑을 쟁취한 커플이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슈만과 클라라는 자식이 7명이나 됐습니다. 연주자로 살아가던 슈만의 부인 클라라가 아이를 낳고 얼마나 많은 번민에 쌓였을지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당시 클라라는 피아니스트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었는데요,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클라라가 아이를 낳고도 피아니스트로서 계속 활동했고, 슈만 사후에는 생계를 위해 연주여행을 다녔다고 하지만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는 지금, 슈만의 곡들을 들을 때면 슈만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절로 느껴집니다. 슈만의 아이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첫째 아이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다고 하는데요, 저도 요즘 아이를 키우며 슈만의 마음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슈만의 5개의 민요풍 소품집을 보면 슈만의 아이들이 떠오릅니다. 2악장에서는 슈만이 클라라와 함께 아이를 재우는 자장가가 아닐까? 하며 연주해 보기도 하지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은 생의 순간순간들에서 느껴지는 감정 중 가장 아름다운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슈만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5개의 민요풍 소품 Op.102을 권해드립니다.  

첼리스트 송영훈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