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2016. 9. 5. 18:36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902000010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03. 디스클로저

음악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무대 미술의 진수



▲ 디스클로저(Disclosure)의 2013년 데뷔 앨범 '세틀' 김정범 제공


디스클로저(Disclosure)는 하워드 로렌스와 가이 로렌스로 이루어진 일렉트로닉 듀오입니다. 영국 출신 형제로 구성된 이 팀은 2013년 앨범 '세틀(Settle)'을 발매하며 데뷔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해인 2014년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댄스 및 일렉트로니카 앨범 부문의 후보로 오르며 음악계에 파란을 일으킵니다.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카라칼(Caracal)'도 발매된 이듬해인 2016년 같은 부문의 그래미상 후보로 오르게 되지요. 특히 샘 스미스가 참여한 첫 번째 앨범 수록곡 '래치(Latch)'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갓 데뷔한 신인이지만, 유수의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협업을 통하여 현재 수많은 음악 팬들의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이들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외국 잡지에서 신인 음악인들에 관한 기사를 통해서였습니다. 일렉트로닉 팀들이 전 세계적으로 워낙 많은 터라 그때 이들의 이름을 스쳐 지나갔었는데요. 올해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의 핵심출연진을 맡고 국내 '지산 록페스티벌'에도 초청되며 그 무대를 경험한 팬들의 자자한 입소문을 저도 듣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하우스에 기반을 둡니다. 하우스가 세계적인 유행이라고 하기엔 이제 무리가 있지만, 이들의 하우스는 정말이지 무척 신선합니다. 게다가 일렉트로닉을 좋아하지 않는 음악 팬들이 듣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그만큼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고전적인 요소들을 적절히 버무려 놓았을 뿐더러 동시에 아주 미래지향적입니다. 

그런데 디스클로저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정말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의 라이브입니다. 디스클로저의 공연은 정말이지 엄청나다는 말밖에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대단합니다. 

특이한 것은 그 이유를 차지하는 것은 음악 자체보다 미술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음악과 함께하는 비주얼라이제이션과 조명, 그리고 이들 듀오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악기 세팅과 무대는 이들의 음악을 몇 곱절로 극대화합니다.  

이들의 인터뷰와 많은 자료를 보다 보면 이들이 특별히 수려한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무대 경험이 많은 숙련된 외국 음악가의 공연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무대는 로렌스 형제 이 두 명만으로 그 어떤 대규모 인원의 콘서트보다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이들의 공연은 세밀하게 짜인 하나의 거대한 아트 워크를 보는 듯하지요. 그만큼 이들의 무대는 아트 디렉션이 지금의 팝 음악에서 얼마만큼 중요한 새 요소인가를 절실히 시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더는 음악과 예술가를 뒷받침해주는 보조적 역할이 아니라, 예술가를 끌고 가는 선도적 위치에 설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디스클로저의 아트 디렉팅을 맡은 런던의 스튜디오 모로스는 샘 스미스와 '원 디렉션'의 아트 디렉팅으로도 유명한데요. 이 젊은 시각 미술 예술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능은 도대체 어디까지일지 저도 무척 흥미진진하네요. 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