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2015. 11. 13. 11:40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1112000024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61.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함께하는 서정의 미래 '윔'

진보적 테크닉으로 녹여낸 아련한 감성


▲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윔'의 앨범. 김정범 제공


고백하자면 평소 가깝게 지내는 음악동료들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숫자는 적어도 지금도 가깝게 지내는 얼마 안 되는 뮤지션들은 모두 친분을 떠나 제가 워낙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인데요. 이런 팬심으로 사석에서 가끔 사는 얘기를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삶의 큰 행복입니다. 선배이건 후배이건 동년배 친구건 간에요.
 
오늘 소개해 드릴 '윔(Wym)'의 2014년 앨범 '애프터 문(After Moon)'은 그래서 저에게도 참 각별한 앨범이기도 합니다. 윔은 '뵤른(Bjorn)'이라는 스테이지 네임으로 활동하는 변준형의 첫 솔로 정규앨범입니다. 그는 이 앨범에서 작곡 작사 편곡 노래 프로듀싱 엔지니어링 등 모든 앨범의 전 제작 과정을 홀로 담당합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뵤른은 졸업 이후 버클리 음악대학교에서 뮤직 프로덕션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는데요. 학업과 동시에 보스턴의 클럽에서 디제이로 활동하던 그는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가 디제잉과 현지 아티스트들의 음악 작업을 이어가지요. 귀국 후 허동과 함께 '엠디에스(MDS)'라는 듀오를 결성해 본격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을 선보입니다.  

엠디에스의 '아임 더 리믹스'라는 타이틀의 2011년 데뷔앨범은 기존의 가요를 재해석한 리믹스 앨범을 표방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리믹스는 국내 기존 일렉트로닉 음악과는 달랐던 상당히 실험적인 앨범이었습니다. 엉뚱하고 재치있는 진지함과 다소 기괴함이 버무려진 앨범이었지요. 입소문을 타고 이들은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와 시티브레이크 등 국내 유명 페스티벌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팬들의 지지를 얻어갔습니다.  

이후 작년에 뵤른은 윔이라는 12곡이 수록된 솔로 정규앨범을 선보이게 된 것이지요. 사실 디지털 싱글과 이피 앨범이 난무하는 시대에 12곡으로 빽빽하게 채운 국내 일렉트로닉 앨범을 만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곡 수가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이 앨범에 담긴 한땀 한땀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지점인데요. 세상의 다양한 트렌드 음악들과 그 아이디어들이 오직 뵤른의 손안에서 오롯이 녹아 그만의 확고한 음악 세계를 예고합니다.  

무엇보다 멜로디가 무척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노련함과 진보적인 테크닉을 들려줌과 동시에 우리를 따듯한 감성으로 이끌어 줄 아날로그의 아련함이 같이 녹아있습니다. 이것이 이 앨범을 정말 보기 드문 국내의 앨범으로 손꼽게 되는 이유이지요.  

사실 뵤른은 보스턴 유학 시절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학교 동료였습니다. 푸디토리움의 첫 앨범을 옆에서 모니터해주었기도 하고요. 뉴욕의 클럽들에서 북유럽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의 라이브를 같이 보며 "어떻게 저렇게 하는 거지!"라며 밤새 토론을 하기도 했지요. 그 시간의 치열함과 열정이 이제 선을 보이게 되는데요. 이 앨범을 들을 때마다 그 치열했던 시간으로 제가 돌아가는 듯해 무척이나 애정이 가는 음악들입니다. www.pudditorium.com  

 

 

 

 

 

 

 

 

 

뮤지션

 

김정범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