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첼리스트 송영훈
2017년 2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년만의 리사이틀을 앞두고 있는
그의 음악 인생을 엿보다.

 

 

 

중저음의 가슴을 두드리는 첼로 선율의 그윽함 만큼이나 부드러운 목소리와 멋진 외모를 가진 첼리스트 송영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첼리스트이자, 주말 오전마다 <송영훈의 가정음악>으로 찾아오는 라디오 진행자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가이다. 그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누에보 탱고를 시작으로, 라흐마니노프, 브람스를 거쳐 베토벤과 슈만의 음악으로 관객을 찾아온다. 그는 지난 연말 송년음악회를 마친 후 직접 머리를 잘랐다.

"공부하는 학생처럼 마음을 다잡기 위해  머리카락을직접 잘랐어요.
공연때 쯤 되면  다시 근사하게 자라있지 않을까요?"

베토벤은 송영훈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곡가이자, 가장 많은 고민을 안겨준 작곡가 이다. 하지만 송영훈은 요즘 베토벤을 연습하며 유난히 많이 웃는다고 말한다. 그에게 웃을을 주는 '음악'은 그에게 어떤 존재일까? 첼리스트 송영훈의 어린시절부터 최근의 근황을 알아본다.

 

 

 

첼로보다 농구가 더 좋았던 아이

 

 

 

 

 

 

처음으로 갔던 핀란드 난탈리 페스티벌에서 [사진제공: 송영훈]

"4살 위의 형이 바이올린을 했어요.
크기로라도 형을 이겨보고 싶어 선택한 악기가 첼로였죠."

송영훈의 아버지(故 송인식-연세대 음대 교수)는 비올리스트였고, 형(송정훈-뉴잉글랜드 음대 교수)는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음악가 집안에서 자란 그는 형을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마음으로 첼로라는 악기를 선택했다. 타고난 재능으로 주목 받았지만, 어린 시절 그는 첼로 선생님이 집에 찾아오면 옷장 속에 숨거나 도망 다녔다.

“줄리어드 음대를 다닐 때도 저의 가장 큰 즐거움은 농구였어요. 돌아가신 차닝 로빈스 선생님이 제 레슨시간이 되면 저를 데리러 직접 농구장으로 찾아 오셨어요(웃음).”

“열네 살에 줄리어드 음대로 떠났던 건 국내에서 더 나갈 콩쿠르가 없어서였어요. 줄리어드 음대 시절에도 30~40개의 콩쿠를에 나갔는데 한 번 2등을 한 걸 빼면 모두 우승했어요. 여러 곳에서 받은 장학금을 학비와 생활비로 쓴 후에도 남아 여행을 다닐 정도였지요. 이후 뉴욕에 차닝 로빈스 선생님의 추천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랄프 커시바움 선생님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배웠는데, 이 곡들을 읽히다가 첼로를 그만둘 뻔했어요. 아무리 해도 원하는 소리가 나질 않았어요. 그 동안 저에게 상을 주고 잘한다고 칭찬한 모든 선생님들이 다 미워졌었습니다. ‘4첼리스트라는 이름으로 함께 공연하던 친구들이 당시 기숙사 친구들이었는데, 제가 정신이 나간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같은 부분을 연습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10년 동안 첼로에 집중했습니다. 핀란드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아르토 노라스 선생님께 배울 때 제가 원하는 소리가 처음 나왔습니다. 시간도 정확히 기억해요. 2001 10 18일 저녁 10시 경이었죠.

 

 

 

 

 

진정한 ‘소리’를 찾아나가는 과정

 

 

영국 런던에서 - 젊은 시절의 송영훈 [사진제공: 송영훈]

 

                                   "결국 저는 지금까지 소리의 예술을 하고 있습니다.
                                     소리에 이야기를 담고, 기억을 담는 작업입니다."

 

송영훈은 연주자의 고유한 감정과 성격을 손을 통해 악기로 전달해 소리를 내는 법을 연마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걸 극복한 자만이 무대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음악의 기쁨과 고통, 환희, 슬픔을 다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저는 지금까지 소리의 예술을 하고 있습니다. 소리에 이야기를 담고, 기억을 담는 작업입니다. 작곡가들이 준 기억과 이야기들을 담은 '소리'를 파악하는 것은 꽤 힘들고 지루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악보는 마치 지도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머리로 지도의 길을 충분히 숙지하고 그 길을 어떻게 갈지는 가슴이 결정하죠.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워야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 첼로는 몸과 밀착해서 악기의 울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 음악을 표현하기에 더 좋습니다.”

 

 

 

                          클래식계의 라틴음악 유행에 앞장서다 – Tango

 

                     

 

"뉴욕 유학시절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숙사에서 짐을 싸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펑펑 울었어요.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그 곡이 바로 ‘아디오스 노니뇨’였죠.
피아졸라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그를 기리기 위해 작곡한 곡이었어요.
언젠가 꼭 연주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006년 그가 처음으로 녹음한 음반은 정통 클래식이 아닌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음악이었다. 일본 탱고 밴드 쿠아트로 시엔토스,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 거장 파블로 징어들과 함께 라틴 음악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음반을 낸 송영훈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며 피아졸라부터 라흐마니노프, 브람스를 거쳐 이번 공연의 베토벤슈만으로 진입하고 있다.

피아졸라는 저와 인연이 있는 작곡가에요. 뉴욕 유학시절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숙사에서 짐을 싸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펑펑 울었어요.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그 곡이 바로 아디오스 노니뇨’였죠. 피아졸라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작곡한 곡이었어요. 언젠가 꼭 연주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다음 순서는 바흐를 생각하고 있다는 송영훈.

파블로 카잘스가 스페인의 한 헌책방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악보를 발견한 건 첼리스트에게 축복인 동시에 저주일겁니다. 작년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전곡을 연주하신 정경화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두 시간이 넘는 공연이 끝나고 대기실로 찾아갔더니 나 너무 수고했지?” 라고 아이처럼 말씀하시는 선생님을 꼭 안아드렸어요.”

그의 시간을 지켜보는 것은,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재미있는 여행이 되고 있고 첼리스트 송영훈은 여행의 안내자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Astor Piazzolla : Adios nonino [연주: 4첼리스트]

 

 

클래식의 대중화?
좋아하는 음악을 많은 분들께 선물 드리는 것뿐

 

첼리스트 요요마와 함께 [사진제공 : KBS]

 

젊은 꽃미남 실내악단 MIK 앙상블로, 라디오 DJ로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끈 송영훈. 그는 클래식의 대중화, 혹은 크로스 오버라는 표현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크로스오버(Cross-over)는 건넜다는 말인데 저는 다섯 살에 첼로를 처음 시작 한 후 어디를 건넌 적이 없어요. 저에게는 좋은 음악 그렇지 않은 음악이 존재한 뿐입니다. 그저 좋아하는 음악을 많은 분들께 선물처럼 나누어 드리는 것이죠. 2015년부터 주말마다 <송영훈의 가정음악>을 진행하고 있는데,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정말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곡을 들으면서 동료 연주자에 대해 알아가고, 대중의 마음을 열고 전달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다면 그건 보너스 같은 거고요.”

MIK 앙상블은 2011년 마지막 활동을 한 후 쉬고 있는 중이다.

디토, 노부스 콰르텟 등 후배들이 잘해주고 있어 뿌듯합니다. 요즘 록 그룹이 재결성 하는 것처럼 예순 살 정도 되어서 다시 만날지도 모르죠(웃음). ”

 

내 인생의 전환점- 아이의 탄생

 

 

아이와 함께한 촬영현장 [사진제공: 스톰프뮤직]

 

"아이가 없던 시절이 어땠는지 생각이 잘 나질 않아요.
아이가 태어나며 저도 다시 태어났습니다. "

 

아이가 생긴 이후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아이가 달려와 안기면 바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송영훈. 

아빠로서의 송영훈은 어떤 모습일까?

“<송영훈의 가정음악>을 통해 슈만과 클라라 부부의 일기를 번역해서 읽어드리고 있는데 소소한 일상적 기쁨으로 가득해요.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요, 그의 음악에서도 그런 섬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죠. 두 돌 지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슈만의 기분을 더 잘 알게 되었어요. 아이가 태어나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지요. 스케줄은 바쁘지만 오히려 연습시간이 더 늘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시간이 나더라고요. 지금이 제겐 참 좋은 시절인 거 같아요. 아이가 없던 시절이 어땠는지 생각이 잘 나질 않아요. 아이가 태어나며 저도 다시 태어났습니다. “

 

 


  베토벤과 슈만 – 클래식의 기쁨을 말하다

 

영국에서의 협연 [사진제공:송영훈]

 

 

"베토벤과 슈만의 공통점은 인간의 기본 감정에 충실한 음악이라는 거예요.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음악의 힘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음악이죠"

 

베토벤과 슈만은 작곡가 중 가장 존경하면서도, 좋아하는 작곡가라고 말하는 송영훈. 이 두 작곡가 덕분에 우리가 지금의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가끔 생각해보면 신기해요. 300-400백 년 전 음악이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요. 전 연주자로서 역사의 한 부분으로 살아가는 거죠. 어떻게 보면 저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음악을 전달하는 '전령사'의 역할이에요. 이전에 정명훈 선생님이 음악가는 피자배달부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작곡가들이 맛있게 만든 피자를 배달하는 몫은 연주자라는 거죠. 재미있는 비유이고 공감이 되기도 해서 많이 웃었어요. 작가는 글을 통해, 화가는 그림을 통해 전하는 것들을 음악가는 음악을 통해하는 것이죠. 음악은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더욱 그 감동이 잘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베토벤은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가장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이면서 가장 완벽한 클래식 음악을 작곡한 작곡가라고 말하며 환희의 송가의 한 소절을 흥얼거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클래식 선율 중의 하나가 '환희의 송가'일겁니다. 음악을 들어보면 그야말로 '환희'즐거움인데 그게 정말 즐거움만을 표현한 거 같진 않아요. 인간의 고난과 시련과 역경을 음악을 통해 찾아내는 것이죠. 인간의 삶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베토벤은 청력이 상실되는 아픔을 겪었는데 저로서는 잘 상상이 안 갑니다. 또 슈만은 정신질환을 겪었지요. 작곡가들이 음악을 통해 그것을 극복하고 자신도 위로받지만, 사람들에게 그걸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음악 안에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슈만의 음악은 소소한 일상에서의 기쁨입니다, 요즘 제가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에서 슈만 부부의 일기를 번역해 읽어드리고 있는데 슈만은 가정적인 모습이 많아요. 자녀를 일곱이나 두기도 했었죠. 두 부부가 항상 소소하게 즐거움을 찾고 있는 모습이 저에겐 너무나 인간적으로 느껴집니다. 베토벤의 음악은 완벽한 구조를 만든 완벽함을 추구한 느낌이라면, 가족의 사랑과 섬세함이 슈만의 음악을 만든 기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인간의 기본 감정에 충실한 음악이라는 거예요.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음악의 힘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음악이죠.”

 

  피아니스트 요나스 포요넨과의 인연

 

 

 

시벨리우스 음악원 시절

친구이자 음악 동료였던 피아니스트 요나스 포요넨과 함께 [사진제공: 송영훈]

 

                               "요나스 포요넨은 저의 마지막 국제 콩쿠르도 함께 했습니다.
                               좋은 성적으로 입상했던 곡도 바로 베토벤 첼로 소나타였지요"

 

 핀란드 시벨리우스 음악원 유학시절그에겐 친구가 있었다. 바로요나스 포요넨’이라는 핀란드의 피아니스트. 힘든 유학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인 동시에, 음악적 동반자인 그들은 이번 2월 25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되는 송영훈 첼로 리사이틀에서 다시 만난다.

"요나스는 시벨리우스 음악원의 챔버 뮤직 클래스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클래스가 있던 매주 금요일에 요나스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음악을 함께 연주했어요. 요나스는 첼로 곡들을 많이 알고 이해하는 피아니스트여서 챔버 클래스 시간 외에 만나서는 첼로 곡에 대한 음악적 의견과 생각을 나눴는데, 베토벤의 완벽한 음악에 대한 존경심은 우리 둘의 공통된 생각이었습니다. 요나스와의 인연은 15살에 학생으로 참가했던 핀란드 난탈리 페스티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어린 학생이었던 두 사람은 20년이 흐른 후에 다시 난탈리 페스티벌에 선생님으로 또 아티스트로 만나 함께 연주하고 또 학생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요나스는 저의 마지막 국제 콩쿠르도 함께 연주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입상했던 곡도 바로 베토벤 첼로 소나타였지요. 콩쿠르 12년 후인 2014. 요나스와 핀란드에서 함께 베토벤 첼로 소나타를 연주하면서, 저희는 리허설 하기 위해 만나서 연습시간만큼이나 오래 베토벤과 첼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

 

 

 

클래식 음악의 기쁨

 

 

 

베토벤은 청력을 잃었고, 슈만은 정신질환을 앓았다. 누구보다 고독하고 우울한 말년을 보낸 두 작곡가의 곡을 연주하는 이번 리사이틀의 제목은 [Joy of Classicism(클래식의 기쁨)]이다. 클래식 음악을 작곡해준 위대한 작곡가들에게 경외와 환희를 표하고 싶다는 그의 음악에는 그의 말대로 그 고통마저도 환희로 바꿔줄 인생이 담겨있다. 베토벤 첼로 소나타를 연주하며 유독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는 그의 이번 리사이틀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송영훈 첼로 리사이틀 - Beethoven & Schumann Joy of Classicism]
일시: 2017 2 25()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예매: 예매: SAC티켓 https://goo.gl/j5LYGm 
   인터파크 https://goo.gl/tb5gFe
   스톰프스토어 https://goo.gl/H928ow

 

Posted by 스톰프뮤직
아티스트 소식2015. 9. 9. 18:08

 

 


첼리스트 아르토 노라스와 송영훈

사제의 만남

 

 



현재 73세인 아르토 노라스를 송영훈이 처음 만난 것은 30년 전쯤, 그러니까 지금의 송영훈의 나이쯤이었다긴 시간 그를 동경하며 밟아왔던 연주자의 길. 이제는 그 시절 스승과 닮은 모습으로 세계를 누비는 그에게 있어서 스승과 함께하는 연주는 아무래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아르토 노라스가 한국에서 독주회를 가졌던 것은 송영훈의 나이 9세 때였다당시 아르토 노라스는 음악학도들을 대상으로 공개 레슨을 했었는데 어린 송영훈도 거장의 가르침을 함께 받고 싶어 이에 참관하였다



젊은 시절의 아르토 노라스


노라스는 레슨을 할 때 본인의 연주를 많이 들려주는 타입이었는데, 그의 연주는 어린 송영훈의 마음마저 사로잡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인상적인 첫 만남 이후 그는 아르토 노라스의 팬이 되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청소년 송영훈은 16세 때 다시 한 번 노라스를 만날 수 있었다. 아르토 노라스가 창시한 핀란드의 난탈리 국제음악제의 아카데미에 학생으로 초대받게 된 것이다. 당시 故 야노스 슈타커 등이 마스터클래스를 열었고 그는 당연히 노라스 선생님의 클래스에 참가하였다. 이제는 스승의 모습과 닮은 모습으로 성장한 그가 같은 음악제에서 학생들을 위해 마스터클래스를 갖고 있으니 첼리스트 송영훈이 가야 할 길에 스승이 좋은 지침이 되었다는 것은 두 말 할 나위도 없다.


 아르토 노라스의 팬이 된 송영훈은 자라면서 연주와 후학 양성을 위해 세계 이 곳 저 곳을 바삐 누비는 스승을 따라 스위스, 프랑스, 핀란드, 한국 등지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송영훈이 20대였을 당시 유럽 이 곳 저 곳에서는 예비 대가만 모아서 펼치는 작은 페스티벌이 많았는데 그는 이런 페스티벌들에서도 노라스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직접적으로 가르침을 받은 적은 없었다.

송영훈이 아르토 노라스의 가르침을 처음으로 직접 받았던 것은 25살 즈음. 13명 정도의 소수 정원만 뽑으며 혹독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모 아카데미에 그의 친구인 스위스의 명 첼리스트 요엘 마로시와 함께 참가하게 되었을 때였다. 당시 요요마가 그들을 가르치게 되어 있었지만 사정이 있어 오지 못하고 어떤 운명인지 아르토 노라스가 그 자리를 대신 하게 되었다. 송영훈은 그 때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주자였고 세종 솔로이스츠와 금호 사중주단으로 활동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노라스는 그의 연주를 듣고 점심을 함께 먹자며 그를 따로 불렀다.


연주가 너무 편안하군요.”


조용히 입을 뗀 노라스의 가르침은 날카로웠다

지금까지 너무 편안한 삶을 산 것이 아니냐며 연주에 담긴 인생에 대해 지적한 노라스의 말은 송영훈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랬다. 서울시향과 랄로 협주곡으로 데뷔한 이래로 원하든 원치 않든 사람들은 그에게 늘 최고라는 칭호를 붙였다. 어릴 땐 철이 없어 첼로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연주했고 커서는 최고라는 수식어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 그의 삶을 아르토 노라스는 연주만으로 캐치하였고 그를 일깨우기 위해 뼈아플테지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송영훈은 이후 한국에서의 소위 잘 나가던 생활을 모조리 접고 그 길로 아르토 노라스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핀란드로 떠나 늦깎이 학생으로 시벨리우스 음악원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는 소수 정예로 뽑힌 4~5명의 학생들만 가르치고 있었다. 항상 어두침침하고 구름 낀 우울한 나라. 아는 이 하나 없고 늘상 날씨가 궂은 이 곳에서 그는 스승과 지옥 훈련을 하며 1주일에 콘체르토를 하나씩 마스터하며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다.



스승님의 연주에 대한 가르침 자체도 감사하지만 그런 지적을 해주실 수 있었던 점이 가장 감사한 점이에요.”


송영훈은 이제 본인 앞에 거장이란 말이 붙기 시작한 나이가 됐음에도 스승의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 가장 어려움을 모를 시기에 자신의 마음을 다잡아주었던 스승은 이제는 그의 음악적 동료가 되었다. 함께 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새로운 세대를 키워가고 있는 그들은 이제 음악적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그만큼 아르토 노라스는 송영훈을 크게 성장시킨 셈이다. 이제 그들은 어깨를 나란히 두고 함께 무대에 선다. 아마도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한 번의 보잉만으로도 서로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닮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사제의 첼로 콘체르토 속에서 우리는 특별한 애정과 보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스톰프뮤직
아티스트 소식2015. 7. 1. 19:40

스톰프뮤직 에세이 스톰프뮤직 아티스트들의 음악 활동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연재합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스톰프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악과 삶! 그 동안 기억 속에 담겨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봅니다.



제 1화. 첼리스트 송영훈의 탱고 스토리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으로 떠나라

미국 유학 시절, 송영훈의 스승 채닝 로빈스는 세상을 떠나기 전, 그만을 위한 유언장을 마련하였다. 11세라는 어린 나이에 서울시립교향악단 협연으로 데뷔한 이후 미국 유학 시절까지 단 한 번의 좌절 없이 정상의 자리를 지키던 송영훈. 그가 믿고 의지했던 스승님이 세상을 떠난 이후, 유언장에 적힌 대로 짐을 싸서 곧장 영국으로 떠났다. 그 때 그는 스무 살이 갓 넘은 나이였다.


영국에 건너가 제 2의 인생을 시작을 한 송영훈은 지금은 사라진 영국의 첼로 페스티벌에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세계적인 첼리스트들의 연주를 하루 종일 들으며 지금껏 만나 보지 못했던 첼로의 울림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무릎을 꿇었다. ‘스타’로 스포트라이트만을 받던 그의 삶에 온 첫 좌절이었다. 그 때부터 그는 골방에 틀어박혀 원하는 소리를 얻을 때까지 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연습에 매달렸다. 하루 종일 연습했는데 한 마디를 채 나가지 못한 적도 많았다. 연습하다 수업에 가지 못한 날이 더 많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새벽까지 연습에 몰두하다 잠시 거리로 나왔는데 비가 와서 촉촉해진 길에 울려 퍼지던 라디오의 낯선 음악에 그만 눈물이 터졌다. 가슴 속 깊이 응어리진 무언가가 터져 나오는 기분이 들었다. 한참을 울다 동이 텄고, 그는 곧바로 BBC 라디오에 전화를 걸었다. 그 곡은 바로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 피아졸라가 세상을 떠난 그의 아버지를 기리며 만든 곡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나눠라, 그게 너의 사명이다

그렇게 피아졸라의 존재를 알게 된 그는 마음 속에 곡을 새기고 다시 클래식 연주 활동에 몰입했다. 솔리스트로서 영국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하이든 콘체르토 협연 실황을 녹음하였으며 뉴욕 체임버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체임버 오케스트라, 타피올라 체임버 오케스트라, 앙상블 가나자와,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도미니칸 내셔널 오케스트라, 요미우리 도쿄 심포니, 북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저지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자리매김을 한 그는 2005년 우연한 제안을 받게 된다. 바로 일본 최고의 탱고밴드 쿠아트로시엔토스의 내한 공연에 함께 해달라는 제안. 조금의 고민도 없이 제안을 수락한 그는 스승님의 유언을 다시금 떠올렸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나눠라, 그게 너의 사명이다.” 쿠아트로시엔토스와의 탱고 공연으로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탱고의 기억을 끄집어낸 그는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탱고를 레퍼토리로 첫 번째 앨범을 만들었다. 클래식 아티스트의 행보로 보기엔 너무나 파격적이었지만 좋은 음악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사명으로 생각했기에 멈추지 않았다. 이후로도 탱고를 향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피아졸라 밴드의 마지막 피아니스트, 파블로 징어와의 만남

찰스 워즈워스와 함께 미국을 돌며 공연을 하다 만난 클라리네티스트 호세 프랑크 바예스테르. 워낙 탱고에 대한 열정이 높았던 그는 스페인 출신의 연주자를 만나 탱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투어 기간 동안 호세가 피아졸라 밴드의 마지막 피아니스트였던 파블로 징어의 집에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된다. 투어를 마치고 곧장 뉴욕으로 달려간 송영훈은 와인 한 병과 첼로, 그리고 본인의 탱고 앨범을 들고 파블로 징어의 집을 찾았다. 누구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송영훈이 탱고 연주자로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비공식 오디션이었다. 파블로 징어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내리 4-5시간을 연주했다. 즉흥 연주가 자유롭지 않은 클래식 연주자였기에 더 어려웠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연주를 마치자마자 파블로 징어는 그의 탱고 앨범을 요청했고, 한 시간을 꼬박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다. “I like you.” 보너스트랙까지 모든 트랙을 듣고 나서 던진 파블로 징어의 한 마디. 그렇게 그는 탱고 연주자로서의 기량을 인정 받고, 파블로 징어, 호세 프랑크 바예스테르와 함께 독창적인 탱고 레퍼토리를 만들게 된다.




멈추지 않는 도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티스트

2009년, 파블로 징어, 호세 프랑크 바예스테르와 함께 [오리지널 탱고]라는 타이틀로 한국에서 공연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PIAZZOLLA MASTERWORKS] 앨범 녹음을 진행한다. 피아노와 편곡을 맡은 파블로 징어는 “피아졸라가 살아서 우리 셋을 보았다면, 이 새로움에 기뻐했을 것이다” 라고 음악적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피아노와 첼로, 클라리넷으로 선보이는 누에보탱고를 혁신적으로 재편성한 세 사람은 이듬해에도 한국에서 공연을 진행, [A Latin American Journey] 라는 타이틀로 아르헨티나, 쿠바, 브라질의 잘 알려진 탱고 음악부터 도미니카, 우루과이까지 남미 음악의 세계를 확장하였다. 또한 [송영훈의 4 첼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네 대의 첼로로 전하는 캐주얼한 클래식 공연을 기획, 송영훈의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정통 클래식부터 캐주얼한 포맷, 그리고 탱고로 대표되는 남미 음악까지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정상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도전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의 활동 영역을 넓히며 아시아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그는 가나자와 앙상블과 하이든 협주곡 C장조를 협연하였으며 도쿄 산토리홀에서 뉴재팬 필하모닉과의 드보르작 협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본의 민영방송 아사히 TV에서는 ‘daimeinonai ongakukai(다이메이노나이 온가쿠카이)’라는 프로그램에 체코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일본 전역에 방송하기도 하였다. 또한 2013년부터 매해 일본 현지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갖고 있으며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이끄는 아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각지에서 성공적인 협연 무대를 가졌다. 


연주 활동 이외에도 ’클래식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예술의전당 인기 기획 프로그램인 ‘11시 콘서트]를 진행하며 대중들과 가까이 소통하기도 하였다. SK텔레콤과 함께하는 문화나눔 프로젝트 [해피 뮤직스쿨]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클래식 음악교육을 접하기 힘든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며 사회 공헌활동에도 적극 힘써왔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경희대학교 음대 관현악과 교수로서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으며 매주 주말 아침 KBS 1FM [송영훈의 가정음악]을 진행하고 있다. 




다가오는 7월 7일(화) PM8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그랑탱고 - 송영훈 & 쿠아트로시엔토스] 공연에서

그를 울린 탱고 'Adios Nonino'를 라이브로 만나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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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소식2015. 6. 15. 18:00



*비공개 스케줄, 개인 일정은 공지하지 않습니다.









-매주 금요일 AM10:00 - AM10:30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튕기는 남자' 고정 게스트 

http://goo.gl/AGf33r








- 6월 21일 (일) PM5:00 타임스퀘어 문화공연 @영등포 타임스퀘어






- 6월 23일(화) PM8:00 <미스틱 오픈런> with 박지윤 @레진코믹스 V-hall

- 6월 30일(화) PM8:00 <미스틱 오픈런> with 박지윤 @레진코믹스 V-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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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소식2015. 6. 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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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소식2015. 5. 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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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소식2015. 2. 27. 08:53



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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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소식2015. 2. 2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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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소식2015. 2. 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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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소식2014. 12. 31. 19:11

함께 만든 [요즘 하루] special clip!


당신의 요즘 하루는 어떤가요

잘 지내고 있나요


여러분과 함께한 '요즘 하루' 사진과 영상을 모아 비디오를 만들었어요. 

여러분의 요즘 하루는 어떤가요. 

2014년은 어떠셨나요. 

하루 남은 오늘 의미 있게 마무리 하시고, 힘차게 2015년 열어 보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재원 공식 페이스북 https://facebook.com/jungjay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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