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2015. 9. 4. 17:51
▲ 듀란 듀란의 새 정규앨범 'Paper Gods' 표지. 김정범 제공


제가 진행하는 심야 라디오에는 최근 반년동안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클럽 뉴욕시티'라고 칭한 이 코너는 제가 80년대 롤러스케이트장이나 나이트클럽에서 나올 법한 느끼하고 울렁이는 목소리로 코너 이름을 외치면서 시작을 합니다. 처음에는 저나 같이 방송하는 라디오 스태프 모두 어찌나 어색한 지 웃었지요. 
 
이 코너는 뉴욕 클럽들의 실시간 라이브 일정을 소개하고 그 중 몇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어보는 것으로 꾸며지는데요. 지금 이 시간 우리와 반대편의 다른 도시에서는 어떤 아티스트들이 어떤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있을까라는 호기심과 궁금증에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지금 여기의 우리와 다른 저 먼 도시에서는 공연 문화의 소비 형태가 과연 어떻게 다를까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고요. 그래서 얼마전에는 정말로 프로그램의 담당 PD와 소속 음반사 직원이 실제로 뉴욕에 가서 이 코너에 소개된 공연장들을 방문하기도 했어요. 돌아와 직접 방송에 출연하여 그곳에서의 경험과 공연에 관한 생각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어떤 청취자는 내한했던 해외 아티스트들이 뉴욕에 근거지를 둔 아티스트들도 아니었음에도 국내보다 훨씬 티켓 가격이 저렴한 공연 형태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것에 의아해 하기도 하고요. 클래식은 클래식 전문 공연장에서, 일렉트로닉 음악은 클럽에서. 우리는 보통 장르와 공연장에 판에 박힌 생각을 하게 마련인데요. 그러나 생각했던 음악의 장르와 공연장의 이미지가 전혀 맞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유명 뮤지션들의 현지 공연에 고개를 갸우뚱한 분들도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관객들인 노부부들이 재즈 클럽에서 멋지게 차려입고 오붓한 밤을 서로 즐기는 모습의 얘기에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온다던 청취자도 있었네요. 

이 코너는 공연 문화의 옳고 그름이나 공연계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자 하는 무거운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예요. 다만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국내의 공연 문화가 과연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만큼 다양하고 성숙한걸까? 라는 의문을 음악을 즐기며 잠깐이라도 상기할 수 있다면 저는 참 만족스럽습니다. 

저 역시 매주 코너를 진행하며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무척 큰데요. 특히 무엇보다 정말 뜻밖의 공연 소식을 접할 때면 정말 그곳에 가 있지도 않음에도 너무 반갑지요. 

마침 9월에 듀란 듀란의 공연이 있네요! 더불어 이들의 새 정규앨범 'Paper Gods' 역시 9월에 발매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Pressure Off' 등 이미 몇곡들이 선공개가 되었는데 이 음악들을 들어보니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1978년 영국에서 결성되어 뉴 웨이브라는 쟝르를 선보인 듀란 듀란은 사실 팝 역사의 판도를 바꾼 최고의 혁신가들입니다. 일렉트로닉과 록 그리고 신스 등의 현재 유럽 팝의 특색이 저는 듀란 듀란이 있기에 가능했던 개성들이라고 저는 생각할 정도지요. 과연 이들이 클럽에서 보여줄 이번 새 공연은 어떨까요? 금주의 음반가게에서는 곧 발매될 이들의 가장 뜨거운 앨범을 미리 추천 드려 봅니다! www.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