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2015. 8. 20. 12:13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820000006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52. 오롯이 담긴 창작의 고민과 여정 닐스 프람

친숙하게 다가온 현대음악, 그렇게 되기까지는…


▲ 닐스 프람의 2011년 앨범 'Felt'의 표지. 김정범 제공


얼마 전 한 학생이 교수 연구실에 찾아와 곡을 만들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창작의 과정이 너무 심정적으로 고통스럽다며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었음에도 창작에서 오는 압박과 그 감정을 지탱하기 버거웠나 봅니다. 무엇보다 가족을 포함한 주위의 누구도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기에 한 없이 외로웠겠지요. 눈물까지 보이던 학생의 모습에 무척 마음이 안타까웠지만 제가 교수로서 학생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솔직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과정을 이겨내면 더 나아질거야'라는 위로나 조언은 사실 거짓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나도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 견뎌내기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했어. 그런데 전혀 그렇지가 않더라. 나도 너랑 똑같아'라는 말이 전부였네요.  

저는 이번 주 영화의 편집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음악 작업에 한창입니다. 이번 영화가 처음이 아님에도 저 역시 그때 상담을 했던 학생의 마음과 같아지는 것을 보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이번 영화 음악은 악기의 구성과 음악의 장르를 설정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제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을 제안 했을 때 영화 관계자분들이 사실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멜로라는 장르상 너무 과한 웅장함이 서정적인 영화의 정서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지요. 

그런데요 사실 많은 분들이 오케스트라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 우리는 영화의 오케스트라를 생각하면 정확한 명칭은 모르더라도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머리속에 떠올리곤 합니다. 스트링 오케스트라는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로만 이루어진 구성을 의미하지요. 특히 국내의 TV 드라마나 영화의 오케스트라 음악은 실제 연주를 녹음했던 아니면 컴퓨터를 통해 가상으로 만들던 이렇게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구성은 또 다릅니다. 현악기뿐만 아니라 목관악기, 타악기, 금관악기, 하프 등의 다채로운 성격의 악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의 범위와 정서 역시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스트링 오케스트라가 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극적인 감정을 이끄는 장치로 쓰이면서 오케스트라는 아주 감정적이고 웅장하다고 인식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우리가 익숙해진 관습 탓입니다.  

오케스트라 구성은 극적이냐 웅장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이 표현해 낼 수 있는 영역과 그 표현의 범주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죠.  

이번 영화 음악의 장르는 또한 컨템포러리 클래시컬 뮤직인데요. 우리말로 하면 현대음악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도 그럴만한 것이 우리가 현대 음악이라고 하면 교과서에서 존 케이지가 피아노 앞에서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은 일화나 쇤베르크의 12조 무음계 등의 도저히 알 수 없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 음악에 대해 역시 우리가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현대 음악은 정말 범위가 넓고 다채롭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요. 애플의 광고음악과 무심코 즐겨 보는 미국 TV 드라마 음악이 사례인데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독일 출신의 작곡가 닐스 프람의 음악은 오늘날의 현대음악이 이미 우리에게 얼마나 이미 친숙하게 다가와 있는지를 알게 해줍니다. 특히 클래식 음악의 구성과 작곡에서 겪었던 그의 고민이 듣는 이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 하지요. 그래서인지 그의 2011년 앨범 'Felt'는 요즘 제가 더 특히 많이 듣는 앨범입니다. www.pudditorium.com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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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톰프뮤직
앨범 소식2013. 2. 18. 10:55

현과 전자음의 울림이 만들어낸 파동,

마음을 파장으로 극대화시킨 현대음악으로 재탄생하다

푸디토리움 라이브 실황 앨범 [New Sound Set]


디지털 음원 발매 & 음반 예약구매 : 2013년 2월 19일 낮 12시 OPEN

음반 발매 : 2013년 2월 26일


01 재회(再會) (New Sound Set ver.)  03:57

02 Goodbye at the Beginning (Part 2) (New Sound Set ver.)  02:48

03 Thanx (New Sound Set ver.)  02:33

04 Improvisation (New Sound Set ver.)  08:55

05 Death and the Compass (New Sound Set ver.)  05:44

06 인연(因緣) (New Sound Set ver.)  04:52

07 Ave Maria (New Sound Set ver.)  06:26

08 겨울장마 (New Sound Set ver.)  06:10

09 Nowhere (New Sound Set ver.)  09:14

10 If I could meet again (New Sound Set ver.)  06:57



클래식 앙상블과 테크놀로지의 결합, 

관객과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푸디토리움 [New Sound Set] 공연

2012년 4월, 박스시어터 문래예술공장에서 3일 간의 공연이 있었다. 악기가 무대 가운데에 셋팅이 되어 있고, 그 주위를 빙 둘러 관객 좌석들이 깔려 있는 이색적인 형태의 공연. 푸디토리움의 3부작 공연시리즈 [TRILOGIE]의 두 번째 공연인 [New Sound Set]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New Sound Set’ 공연은 클래식 앙상블과 테크놀로지가 결합하여, 외형적으로는 현을 포함한 피아노 앙상블의 형태를 유지하고 내형적으로는 미니멀리즘(반복기법)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음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존 푸딩과 푸디토리움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깊이 있는 음색의 피아노(김정범), 바이올린(김도윤), 비올라(홍성원), 첼로(최진선) 구성으로 편곡하고 이에 비주얼, 인터렉티브와 사운드를 담당하는 디제이(DJ 수리)와의 콜라보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운드의 향연을 선보였던 공연이었다. 푸디토리움의 음악적 완성을 보여주는 의미로의 3부작 공연시리즈 [TRILOGIE]는 과거와 미래, 현재로의 시간 여행을 하며 하나로 이어짐을 보여주었고, [New Sound Set]은 그 중에서도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푸딩에서 푸디토리움으로, [New Sound Set]이 나오기까지 10년 동안의 여정

[‘New Sound Set]이 나오기까지, 김정범의 음악을 언급함에 있어서 푸딩과 푸디토리움의 여정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푸딩을 처음 시작할 당시, 국내 대중음악 시장은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그 외 나라의 음악들은 ‘제3세계 음악’으로 분리되었다. 그러한 풍조(=팝 중심)에서 벗어난 밴드를 만들겠다는 고민 하에 푸딩이 탄생하게 되었고, 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재즈 음악을 담는 팀이 되었다. 거기에 비해 푸디토리움은 좀 더 글로벌했다. 어느 한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나라의 전 지역을 포함하는 앨범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던 그는 뉴욕, 파리, 상파울루, 비엔나 등 지구상의 모든 도시를 중심으로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R&B, 소울, 팝, 록 등 다양한 요소들을 가미하여 푸딩 때보다 더 확장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간의 흐름을 보는 ‘현대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되다

이러한 선상에서 [New Sound Set]은 푸딩과 푸디토리움이 보여주었던 기존의 기억이나 장르가 아닌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베토벤 같은 고전 클래식부터 흘러가 20세기 현대음악으로 발달하기까지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음악을 바라보았고, 그렇기 때문에 2003년 첫 발매한 푸딩 1집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음악들을 놓고 지역이나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요소들을 엮어서 재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미니멀리즘 양식을 표현함에 있어서 그는 현대음악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미국 출신의 작곡가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철학 속에 [New Sound Set]은 인터렉티브한 미니멀리즘이라는 언어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고전적인 형식에 현대적인 시스템을 결합, 라이브 실황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사운드

주목할 점은 녹음이란 개념이 없이 ‘라이브’로만 음악을 전했던 고전 클래식의 방식에 따라 스튜디오 녹음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3일 간의 공연을 빠짐 없이 파트별로 모두 녹음하였고, 믹스와 마스터링 과정에서 공연의 현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공연 현장에서 DJ 수리의 콜라보를 통해 보여준 일렉트로닉 요소가 현대적인 모습으로 겉면을 포장했다면, 라이브 녹음이라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고전적인 내면을 다진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공연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마지막 곡을 첫 트랙에 배치,

극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으로 가득 찬 한 시간의 러닝타임

푸딩과 푸디토리움 앨범에서 특히나 사랑을 받고 애착을 가진 곡들로 구성된 [New Sound Set] 앨범의 수록곡들은 귀로 들으면서 공연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공연 순서 그대로 트랙을 배치되었다. 단, 본 공연 때 마지막에 연주되었던 푸디토리움 1집의 수록곡 ‘재회’가 첫 트랙에 실리면서 공연의 여운을 느끼면서 떠오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였다. ‘Improvisation’의 경우 제목이 주는 의미 그대로 공연에서 즉흥연주로 진행되었던 곡이고, [New Sound Set]과 가장 잘 어울리는 버전으로 채택하여 수록이 되었다. 이 곡은 [New Sound Set]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곡으로 일렉트로닉에 기반한 글리치 리듬을 주된 리듬으로 활용하였고, DJ 수리와 김정범의 피아노가 만들어낸 즉흥연주를 중심으로 현악 앙상블이 참여하는 방식의 곡이다. 


앨범의 5번 트랙인 ‘Death and the Compass’는 푸딩 2집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보르헤스의 소설 [허구들 Ficciones] 중에 단편 ‘죽음과 나침반’의 내레이션을 읽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었다. [New Sound Set] 버전에서는 영화감독 게르만 크랄이 보르헤스에 대해 말한 다큐멘터리 영상 중 보르헤스의 실제 육성이 담긴 부분을 샘플링 해 넣은 점이 인상적이다. 푸딩 1집에 수록된 푸딩 버전의 ‘Ave Maria’(원곡: 카치니) 또한 DJ 수리의 글리치 팝과 반복적인 양식의 미니멀리즘 현악 연주를 통해 더욱 극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표현해냈다. 


해체가 컨셉인 ‘Nowhere’는 푸딩 1집의 수록곡으로 공연 때마다 파격적인 편곡을 통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곡이다. 이번 버전에서는 원곡의 형식을 완전히 잘라 해체하고 재결합하면서 파트별로 특징을 최대한 끌어올려 연주로 표현되게 만든 곡이다. 마지막 트랙 ‘If I could meet again’은 지금까지의 공연들에서 형식을 확장해 발달시켰다가 [New Sound Set]에서 완성 버전을 구축시켰다. 앨범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이 곡은 김정범이 연주한 피아노 소리를 DJ 수리가 받아 노이즈 이펙트를 주면서 본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곡이다.



최근 영화 [577 프로젝트] 음악감독, 장윤주 2집 프로듀서, 일간지의 음악 칼럼 코너에 필진으로 참여하는 등 본인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푸디토리움 김정범. [New sound Set]이란 이름은 그가 푸디토리움 활동을 통해 추구하고자 있는 창조성(Creativity)과 협업(Collaboration)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향점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바람처럼 [New Sound Set]은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 주목하게 만드는 앨범임이 틀림없다. 2003년에 발매되었던 푸딩 1집이 지금까지도 연주음악 스테디셀러에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이 앨범 또한 푸디토리움 앨범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대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New Sound Set] 티저 영상



[New Sound Set] 공연 메이킹 필름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