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소식2015. 3. 3. 15:05

Theme1. 누군가를 떠나보낸 적 있나요? - 이별의 클래식

 

정통 클래식으로 진행되는 리사이틀은 너무 어렵고 고루하게 느껴지죠.

그러나 연주자들이 그 어느 공연보다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레퍼토리를 고르는 공연이 바로 이 리사이틀이랍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3일간,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연주할 이번 리사이틀의 레퍼토리에 대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드리려고 해요.

지금부터 감정이입할 준비하시고 따라오세요!

 

"긴 여행을 떠나는 방랑시인의 여정"을 테마로 하는 윤홍천의 이번 리사이틀 <Wanderer 방랑자>는 크게 "이별", "여행", "방랑"의 키워드로 나눌 수 있어요.
오늘은 그 중 "이별"에 대해 이야기해요.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낸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고 있을 거예요.

(심지어는 1살도 안 된 아가조차도 잠시 주방으로 떠내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

그 대상은 연인이 될 수도, 가족이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을 테니 우리 각자의 경험을 떠올려 보아요.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남는 사람이 있죠.

떠나는 사람도 역시 슬픔이 크겠지만 더 큰 슬픔과 함께 상실감 등 여러 가지 무거운 감정을 느끼는 건 역시 남는 사람쪽인 것 같아요.

 

왜 떠나가냐는 원망도 들 수 있고

 

하루 종일 슬프고 눈물이 자꾸 나고

 

이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벌써 그 사람이 그립기도 하고

 

나 없이 혼자 떠나간 사람의 미래를 걱정하고 염려하기도 하죠.

 

윤홍천이 연주할 바흐의 "사랑하는 형과의 작별에 부치는 카프리치오 BWV992" 안에는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들이 모두 숨겨져 있답니다. (제목이 길지만 우리.. 부담 느끼지 않기로 해요;;)

이 곡은 바흐가 자신의 형이 스웨덴 근위군의 오보에 연주자로 떠나게 되자 이를 슬퍼하면서 작곡한 곡이에요.

우리가 생각하는 바흐는 위인전 속에 나오는 딱딱하고 근엄한 느낌인데 이렇게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답니다.

이 곡은 여섯 개의 짧은 카프리치오로 구성된 곡인데요, 친절하게도 이 곡 하나하나에는 우리가 이해하기 쉽도록 부제가 붙어 있어요.

 

 

 

 

 

1. Arioso: Adagio 여행을 그만두게 하려는 친구들의 부드러운 말

2. (Andante) 타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교훈

3. Adagiosissimo 친구들의 공통된 탄식

4. (Andante con moto) 친구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여기에 모여 이별을 고한다

5. Aria di Postiglione: Allegro poco 마부의 아리아

6. Fugue all'imitatione di Posta 마부의 나팔소리를 모방한 푸가

 

처음에는 형이 군복무를 위해 떠나게 되자 이를 만류하고 가지 않으면 안 되겠냐고 붙잡죠.

그러나 형의 결심이 굳건했나봐요. 그대로 떠나기로 결정되자 집을 떠나 타지에서 지내게 될 형에게 "먹을 거 조심해서 챙겨 먹고, 소매치기 조심하고, 모르는 사람이 사탕준다고 따라가지 말고 (아; 이건 아닌가;;).. " 등등 염려의 조언을 하는 거예요.

그러고도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에 친구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다시 한 번 잡아보기도 하고...

그러나 결국 형을 떠나보내는 길, 마차가 서 있고 작별 인사와 함께 그의 앞길을 축복합니다.

그리고 마차는 출발의 나팔 소리를 울리며 길을 떠나죠.

 

그럼 이쯤에서 바흐는 그런 마음을 어떻게 멜로디에 담았는지 맛보기로 들어볼까요? (연주 : 레온 플라이셔)

 

 

 

아쉬움과 쓸쓸함이 가득한 서두의 느낌이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윤홍천이 두 번째로 연주할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KV310" 역시 모차르트가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며 만든 곡이라고 해요. 모차르트는 밝고 또랑또랑한 느낌이 특성인데 이 곡은 유난이 어둡죠.

 

어때요?

리사이틀에서 연주하는 곡도 감정선을 따라가니 이제 어렵지 않죠?

 

내일은 우리 두 번째 테마, "눈누난나 여행길 클래식"으로 봄기운 느껴보아요 : )

 

 

 

 

 

 


 

 

Posted by 스톰프뮤직
언론 보도2015. 1. 7. 15:29

[출처]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I51&newsid=01551446609234440&DCD=A405&OutLnkChk=Y

'피아노 시인' 윤홍천 국내 첫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윤홍천(사진=스톰프뮤직)

로린 마젤에게 발탁…

유럽서 활동 최근 뮌헨필하모닉과 협연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유럽에서 활동 중인 젊은 피아니스트 윤홍천의 섬세한 연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국내서 펼쳐진다. 


최근 독일에서 뮌헨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첫 협연을 마친 윤홍천은 오는 3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그간 다양한 편성으로 국내 무대에 서 왔지만 정식 독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홍천은 2008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입상, 지난해 고인이 된 거장 지휘자 로린 마젤에게 낙점되며 클래식계의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주목을 받았다. 완벽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성으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며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 더욱 사랑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이번 연주회에선 긴 여행을 떠나는 방랑시인의 여정을 묘사한 곡들을 선별했다. 바흐의 ‘사랑하는 형과의 작별에 부치는 카프리치오’를 시작으로 슈베르트-리스트의 ‘송어’, 슈만-리스트의 ‘봄밤’,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02-2658-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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