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홍의 음악일기] #9

 

매주 화요일, 음악으로 찾아오는 미쓰홍입니다. 

 

지난주, 팝 피아니스트 송영훈(Young Song)의 Libertango를 감상했습니다.

자세히 보러가기 ▶ http://stompmusic.tistory.com/464

 

오늘의 음악!

가을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의 곡입니다!

 

♪ 이사오 사사키(Isao Sasaki) - Autumn Letter(가을편지)

 

한국인이 사랑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

7080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김민기의 가을편지를 이사오 사사키만의 서정적인 감성으로 연주된 곡입니다.


특히, Autumn Letter(가을편지)가 수록된 [THE WAY WE WERE] 앨범은 배우 구혜선이 앨범 및 자켓 디자인에 참여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지금바로 감상하기▼

 

다음주 화요일! [미쓰홍의 음악일기] #10 로 만나요!

Posted by 스톰프뮤직

인턴일기?

아는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그냥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 하나만 있는 (사실 그게 제일 중요한 게 아닌가요? 묻고 싶은 당돌한 여자….) 우직한 노력파! 인턴봄비가 그리는 스톰프 뮤직의 소소한 이야기!

'제3자'에서 점차 '뼛속까지 스톰프인'이 되어가며 겪는 생생한 일기! 한 주간 스톰프 뮤직에 있었던 hot한 이야기 혹은 짤막한 리뷰와 추천곡을 남기고 스톰프 뮤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재미있게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매주 금요일 update)


 

 

Part1. 마지막으로

녕하세요. 인턴 봄비 입니다. 이제 저는 10월을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떠나게 되었어요. 모든 것이 다 신기하기만 했던 7월 말, 처음 회사에 들어와서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쭈뼛쭈뼛하기만 했던 나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이제 누가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이런 일을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즈음 떠나게 된다니까 기분이 되게 이상해요.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회사에 들어왔었는데 이제 날씨가 추워진 만큼 이 곳에서의 익숙함이 짙게 느껴지네요.

 

오늘의 마지막 인턴일기는 그 동안 인턴생활을 돌아보며 느꼈던 점들과 배운 점들을 나열해 보려고 합니다. 7화에서 이미 소개되었지만 그동안 참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처음으로 방송국에서 라디오 피디님과 인사도 하고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들도 직접 만나보고 공연장 무대 세팅도 도와드리고 한국 음원제작자 협회도 가보았으니 말이에요.  3개월이 조금 넘는 인턴기간이었지만 분명 앞으로 제 진로에서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또한 보사노바라는 장르와 뉴에이지,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고 그 매력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공연이 있을 때는 다이나믹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정말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전부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렇기에 이쪽 일은 체력이 필수라는 것, 일의 소중함과 감사함도 배웠습니다  

 

 

 

Part2. 결국, 음악

'10월은 견뎌봐야 진짜 이쪽 일을 해봤다고 할 수 있는거에요'  포스터 촬영을 할때 래퍼선배께서 말씀하셨던 그 치열한 10월. 한 달동안 스톰프인들 모두 숨쉴 틈 없이 하루하루를 맞이했답니다. 최근 일주일간을 살펴보면 피아니스트 이사오사사키의 내한이 가장 따끈따끈한 이슈였습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하남 문화예술회관에서 처음으로 피아니스트 이사오사사키의 내한공연이 진행되었어요. 첫 공연이었는데도 역시 멋지게 해내셨어요. 저는 영상 넘기고 계신 뉴렁선배(피부가 누래서 슬프다고 말씀하시지만 매력만점의 공연팀 막내선배.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시는데 은근히 허당기질이 보이시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던 선배. 더군다나 길치셔서 같이 공연장을 찾아가며 고생했던 기억이 있는, 운전하실 때 혼잣말 하시는 같이 대화하면 유쾌해지는 선배) 옆에서 잠깐 공연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제 예상대로 숨죽이고 바라보았어요.

 

 

공연 때 마다 목에 걸었었던 스톰프 뮤직 스탭증.

 

저는 스탭증을 걸고 마지막으로 부평아트센터 공연도 파견나갔었는데요. 음반판매 역할을 맡았습니다. 많은 관객 분들이 공연을 보신 후에 음반을 사러 몰려드셨는데 그만큼 연주가 정말 뛰어나셨다는 거겠죠? 피아니스트 이사오사사키의 공연은 들으면 바로 음반을 소장하고 싶어지는 마력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사적으로도 너무 친절하신 분이셨어요. 

 

일요일 예술의 전당 공연은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제 손이 찍혀있는 포스터가 엑스베너로 제작되어공연장에 설치되어있고, 래퍼선배가 열심히 제작하신 프로그램 북과 영상 속에서도 쓰인 것을 보고 뭔가 뿌듯했어요.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Ophelia라는 곡에서 시노자키의 얼후연주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게 참 좋았어요. 지난 12화 때 앨범만 듣고 리뷰를 쓰면서도 감동에 벅찼었는데 직접 공연을 보게 되었을 때 사실은 울컥했어요. 음악을 듣다가 그렇게 울컥한 것도 참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인턴 일은 생각보다 사무업무가 많았어요. 성격상 반복적인 업무만 했더라면 지루해하고 지겨워하는데 그럴때마다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인턴일기를 쓰는 시간이었어요. 가끔은 소재가 떨어졌다며 선배들께 찡찡대기도 했지만 글을 업데이트 하기 전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서 글을 써내는 순간들은 참 행복했습니다. 원래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제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고 그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데에서 용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회사에 들어 오기 전 학교 선배가 조언해주셨던 말씀이 있어요. "네가 그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보렴" 이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려고 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체력적인 한계로 많이 무뎌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정신력이 약해지려고 할 때 마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던 것은 결국 음악이었어요. 스톰프 뮤직에서 만난 좋은 음악들을 많이 들으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그리고 부족한 저와 함께 해주신 선배들께서 계셨기에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그 동안 봄비의 인턴일기를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꾸벅)

 


 

 

 

[봄비의 인턴일기 모음]

제목을 누르시면 원문으로 링크 됩니다. 제목 옆에는 각 일기의 키워드를 달아봤어요.

 

 

Posted by 스톰프뮤직

인턴일기?

아는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그냥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 하나만 있는 (사실 그게 제일 중요한 게 아닌가요? 묻고 싶은 당돌한 여자….) 우직한 노력파! 인턴봄비가 그리는 스톰프 뮤직의 소소한 이야기!

'제3자'에서 점차 '뼛속까지 스톰프인'이 되어가며 겪는 생생한 일기! 한 주간 스톰프 뮤직에 있었던 hot한 이야기 혹은 짤막한 리뷰와 추천곡을 남기고 스톰프 뮤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재미있게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매주 금요일 update)


 

제 바람이 불면 차분해진 공기가 느껴지는데요. 이럴 때 저는 발라드나 잔잔한 연주 곡을 많이 듣게 되더라고요. 제가 즐겨 듣던 발라드 곡 중에는 구혜선이 작곡하고 거미가 부른 골목을 돌면이라는 곡이 있어요. 거미의 허스키한 목소리도 일품이지만 이 곡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마음을 쿡쿡 찌르는 듯한 피아노 연주였어요. 그 주인공은 바로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 였답니다.

저는 나름 이분과 인연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인턴일기 4화에도 등장했듯이 공연포스터의 모델로 그 인연이 시작되었고 제가 스톰프에서 마지막으로 일하게 될 콘서트도 ‘sky walker… 사랑을 찾아서가 되었으니 말이에요. 그리고 봄비의 인턴일기의 마지막 추천 앨범도 바로  이사오 사사키 10주년 기념 앨범이 되겠습니다.

 

 

회사에 들어오기 전부터 좋아하던 뉴에이지 아티스트였지만 한번도 공연에 가보지는 못했던 터라 다가오는 내한공연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이사오 사사키의 연주영상을 살펴보는데 청중들이 진짜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 거에요 저도 공연에 가게 되면 분명 그럴 거 같아요. 너무 멋진 연주에 왠지 숨소리마저 방해될까 봐 저도 모르게 숨을 꾹 참고 있을 것 같아요. 이사오 사사키의 매력은 굉장히 섬세하고 가벼운 터치라고 할까요.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에서 애잔함과 따뜻함이 느껴진답니다. 그 매력 속으로 같이 빠져보실까요?

 

 


 추천 이 앨범 이사오 사사키의  "10th Anniversary Best Collection"

 

10주년 기념 앨범은 두 장의 CD로 이루어져 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화나 드라마 OST로 쓰이면 좋을 곡들인 것 같아요. 일상과 참 많이 닮아 있거든요. 익숙해서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익숙하기에 편안함을 가져다 주는 일상. 일상의 작은 행복들이 어떤 큰 행복들과도 바꿀 수 없듯이 하루 하루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을 보여주는 앨범 이랍니다. 바로 자연, 사랑, 삶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에는 조금 특별하게 주제별로 추천을 해볼까 해요.

 

< 자연과 함께 >

이사오 사사키의 지난 앨범들을 쭉 살펴보았는데 앨범 커버가 거의 파란색이었어요. 하늘, 바다, , 연못의 사진들이었죠. 아무래도 음악에 자연을 묘사한 곡들이 많았기에 그런 컨셉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의 연주를 듣다 보면 아 이분께서 자연을 정말 사랑하시는 구나느낄 수 있어요.

 

CD1 - 02 Princess of flower

꽃밭에서 뛰놀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보며 만드신 곡. 발랄한 피아노와 퍼커션 소리가 봄날의 피어나는 화사한 꽃들을 연상하게 해요.

CD2 - 09. When you wish upon a star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OST라죠. 음악 하나에 동심으로 이렇게 빠져들 수 있을 줄 몰랐어요. 정말 감동 받은 곡이여요. 겨울바다에서 추운 바닷바람 맞으며 별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14. Blue moon

이 곡은 피아노 연주와 파도소리가 어우러져서 정말 마음이 편안해져요. 새소리도 가끔씩 들리고 자연과 하나가 된 기분! 그리고 곡이 어느 정도의 리듬감이 있어서 고개도 까닥까닥하면서 듣게 된답니다.

 

< 로맨틱함이 맴도는 >

이사오 사사키 연주의 두 번 째 매력은 소박한 연주임에도 로맨틱한 느낌이 가득 차 있다는 거에요. 어떤 단순한 곡도 로맨틱하게 그려내시는 연주가 신기하기만 해요.

 

CD1 - 12. I’ll hold you in my heart

콘트라 베이스와 어우러진 피아노의 선율. 여유가 느껴지는 곡.

14. One fine spring day

영화 봄날은 간다의 감동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음악을 듣고 멈칫할 수 밖에 없을 거에요.

언뜻 우리 아기 잘도 잔다자장가와도 비슷한 편안한 곡.

CD2 - 01. Over the rainbow 

언제 들어도 감동적인 노래죠. 정성이 담긴 연주에 피아노소리가 오르골 소리 같이 반짝 반짝 빛나는 것 같아요.

12. I believe

엽기적인 그녀” OST였죠. ‘기다릴게요. 난 그대여야만 하죠~’ 마음을 울렸던 그 가사가 건반의 울림으로 바뀌면서 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와요. 이 슬픈 곡도 로맨틱하게 바뀌었어요.

 

< 애잔함과 애절함 그 사이 >

 

CD1 - 11. Ophelia

햄릿 비극의 여주인공 오펠리어. 슬픔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사오 사사키가 특히 좋아하는 곡이라고 합니다. 시노자키의 얼후(중국 전통악기)연주가 귀에서 아련하게 남아요.

CD2 - 06. My favorite things

항상 경쾌하고 발랄한 곡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곡 마저 서정적인 느낌으로 새롭게 해석하셨어요.

10. Love

원곡인 존레논의 love는 진짜 좋아하는 곡이라서 감격했어요. 원곡과 비교했을 때 느낌이 참 색달라요. 얼핏 얼핏 들리는 love의 멜로디지만 원곡에서 느껴졌던 뭔가 알 수 없는 슬픔과 또 기쁨이 잘 어우러져 있어요.

 

< 명곡 그리고 명곡이 될 >

명곡은 시간이 흘러도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지속적인 감동을 주는 음악을 일컫곤 하죠. 이 앨범에는 명곡들도 많이 담겼어요. 그래서인지 친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답니다. 또한 앞으로 명곡이 될 이사오 사사키의 사랑 받는 곡들도 담겨있어요.

 

CD1 – 01. Sky walker

이사오 사사키의 대표 곡이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곡. 언제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07. Always in a heart

잔잔한 여운과 감동을 주는 곡. 굉장히 조용조용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겨줍니다. 명곡으로 남을 것 같은 곡.

CD2 - 02. Moon river

04. Fly to the moon

07. Cinema paradise  

다들 잘 아시다시피 영화 ost로 유명한 명곡들이죠,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에반게리온, 시네마천국에 각각 삽입되었던 곡으로 이사오 사사키만의 감성으로  그 감동을 색다르게 느껴보실 수 있을 거에요.


 

매력이 참 많은 피아니스트 이신 것 같아요. 확고한 색깔이 있으면서도 단순했던 곡에 다채롭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니까요. 한 인터뷰에서 본 글이 왜 이사오 사사키의 음악이 그토록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밖에 없었는지 한 줄로 정리되게 해주네요 J 그 말을 실으며 오늘의 인턴일기를 마칠게요.

 

 

 제가 오랫동안 간직한 신조가 있는데, 어렸을 때 바이올린 선생님이 '음에는 생명이 있다. 음은 보이지 않아도 살아있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선생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겨두고 ''을 소중히 하고, 마음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고 ''을 가장 소중히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음악을 해 왔습니다."

- Isao Sasaki

 

 

 

Posted by 스톰프뮤직


인턴일기?

아는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그냥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 하나만 있는 (사실 그게 제일 중요한 게 아닌가요? 묻고 싶은 당돌한 여자….) 우직한 노력파! 인턴봄비가 그리는 스톰프 뮤직의 소소한 이야기!

'제3자'에서 점차 '뼛속까지 스톰프인'이 되어가며 겪는 생생한 일기! 한 주간 스톰프 뮤직에 있었던 hot한 이야기 혹은 짤막한 리뷰와 추천곡을 남기고 스톰프 뮤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재미있게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매주 금요일 update)


 

 

 

 

Part1. 공연포스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4주차! 벌써 한달 채 접어든 인턴생활. 이번 주는 회사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적어볼까 한다.

회사에 들어오기 전, 내가 지녔던 많은 궁금증들 중 하나엔 공연포스터있었다. 공연을 대표하는 이미지,

각양각색 톡톡 튀는 포스터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포스터를 만들까?’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문화기획을 하는 집단, 문화사냥단 활동을 하면서 우리끼리 포스터를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이곳은 공연기획사. 그것도 뉴에이지와 클래식을 대표하는 공연기획사.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들의 세계이기에

더욱 궁금했다. 그런데 그 궁금증은 에피소드로 남을 만큼 체험적으로 해결되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로맨틱 피아니스트로서의 타이틀을 지니는 이사오사사키 선생님의 내한공연.

바로 그 콘서트의 포스터에 내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손'이) 출연했기 때문!

 

 

 

Part2. 포스터 손모델이 되다! (with 래퍼선배)

 

영광의 스토리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날은 유난히 무더웠고 퇴근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래퍼선배는 예쁜 손, 네일아트를 하지 않은 손을 가진 자를 찾고 계셨다.

( 래퍼선배 클래식회사에서 일하시는 아리따운 래퍼 선배. 대학교 때 힙합동아리를 하셨다고 한다. 왠지 발성이 남달랐다. 공지영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수식어인 낭창낭창한 팔과 다리를 지니셔서 어떤 옷을 입어도 잘어울리시고, 센스있는 패션감각을 지니셨다. 털털하시고 항상 힘차고 씩씩한 목소리를 가지셨다. )

 

예쁘고 네일아트를 하지 않은 이라..

나는 후자는 해당했지만 전자는 해당하지 않았기에 묵묵히 일을 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손이 컸다. 그렇다고 손가락도 같이 길쭉했으면 좀 보기 좋았을 텐데 손가락은 짧고 손바닥은 컸다. 그래서 항상 어른들은 신기해했었다. 조그만한 애가 손은 크니까. 손재주가 좋아 보인다고 칭찬하시는분도 계셨지지만, 나도 여자들의 로망, 가느다랗고 긴 손을 갖고 싶었기에 오동통한 내 손이 밉기만 했다.

그래도 22년 동안 이 손으로 정말 많은 것을 해냈다. 손이 컸기에 피아노칠 때는 편했다. 힘이 많이 들어가는 곡도 큰 손으로 잘 해냈다.

그리고 내 손엔 유난히 굳은 살이 많은데 그 까닭은 어렸을 때 무거운 피아노가방을 손으로 들고 다니느라고 손가락 세번째 마디들이 하얗게 굳어졌기 때문이다. 엄지손가락은 아예 지문이 없어졌는데, 펜을 특이하게 잡는데다가 필기할 때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눌러쓰는 버릇이 있고, 펜을 늘 쥐고 지냈던 탓에 그렇게 되어버렸다. 심지어 가운데 손가락은 휘어버렸다. 아무튼 나는 손이 안이쁘다고 생각해서 네일아트도 하지않는다. 기타를 쳐야 하니까 손톱도 기를 수 없다. 최대한 짧게 손톱을 깎는 편이다.

 

 

혼자 머릿속에서 내 손의 역사를 쭉 돌이켜 볼 때까지도  래퍼선배는 마음에 드는 손을 찾지 못하셨다.

결국 나는 래퍼선배와 함께 길을 나섰다. 깔끔하면서도 최대한 심플한 편지지를 사고, 회사 주변 공원으로 향했다. 햇빛을 편지지 중앙에 딱 들어오게, 따스한 느낌을 담아내려고 공원여기저기를 뛰어다녔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이어서 그런지 포토그래퍼로 변신한 래퍼선배의 마음에 딱 맞는 장소를 물색하기란 쉬운 게 아니었다. 그러던 중에 나뭇가지 사이로 적당한 양의 빛이 비추고 있는 자리를 발견!

가방을 급히 내려놓고 편지지를 직접 손으로 구깃구깃 접었다. 선배는 오래 간직한 느낌이 나게 하기 위해서 라고 하셨다. 수작업을 거친 후 나는 팔을 쭉 펴서 편지지를 벌서는 자세로 들고 있었다.  래퍼선배 작가님의 마음에 들 때까지 찍고 또 찍고 점점 팔은 아려왔다. 그래도 카메라로 확인한 이쁜 사진에 괜히 뿌듯했다. 정말 수십 장을 찍어서야 마음에 드시는 사진 하나를 만들 수 있었다.

 

 

솔직하고 털털하신 선배는 이 사진 안쓰일수도 있어요~” 라고 한마디 남기셨다.

그래서 기대는 안했지만, 결국 운이좋게 포스터에 쓰이게 되었고 이렇게 탄생했다.

 

 

 

 

어찌보면 나의 컴플렉스라고 할 수 있었던 손. 그 손이 포스터에 쓰이니까 내 손도 다시 보게 되고, 단점을 강점으로 승화! 시켜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그날은 왠지 적응도 안되고 사소한 것 때문에 힘들었던 날이었다. 그런 날 햇살을 오랜만에 쐬면서 촬영하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야근하셨던ㅠㅠ) 래퍼선배와 함께 떡볶이를 먹었는데 선배의 따뜻한 조언과 말들은 나를 감동하게 했다. 일적으로는 똑부러지게 말씀 하시다가도 사적으로는 토닥토닥해주시는 선배가 참 멋있었다.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