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소리를 담은 나의 노래가 하고 싶어졌다.” 왜 싱어송라이터가 되기로 결심했느냐는 질문에 정재원이 하는 대답이다. 음악이 좋아 기타를 잡았고, 기타가 좋아 음악을 하다 보니 어느덧 이십대 후반이 되었다. 기타리스트로 데뷔한 지는 10년된 베테랑이지만 싱어송라이터로는 이제 막 2년차이다. 그런 그가 솔직하게 자신을 노래한 곡 [나란 놈]을 발표했다. 싱글 [사랑한대] 이후로 정확히 일년만이다.
[나란 놈]은 이십대 청년의 삶을 노래한 곡이다. 그렇다고 청춘에게 바치는 송가는 아니다. 힘들어도 견디면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다. 작심삼일이 반복되는 일상 속 자신의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놈’이란 가사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모습을 이야기했다. 악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강렬하면서도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다. 담담한 목소리 너머로 겹겹이 쌓이는 화음이 마음을 붙잡고, 후반부에 진행되는 기타 솔로는 불안한 내면을 거칠게 폭발시켰지만 단단하다. 나직이 흘러가는 멜로디 안으로 악기들의 에너지가 깊숙이 파고들며 [나란 놈]의 자아를 완성시킨다. 앨범의 아트워크 또한 이러한 느낌을 십분 살려 채색의 방법은 거칠게, 표현되는 색채는 안에서부터 온기가 올라오는 형태로 정재원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뮤직비디오는 [나란 놈]의 내면이 단단해지는 과정을 약 3,300장의 이미지로 제작하여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구현하였다.
[나란 놈]은 정재원의 분신과도 같다. 재료를 고르는 과정부터 완성품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맡았다.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노랫말 담았고, 멜로디를 그렸다. 편곡, 노래, 기타 연주, 프로그래밍과 코러스 모두 직접 진행했고, 녹음 엔지니어링 또한 직접 맡았다. 물론 든든한 조력자들도 이어진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구본암이 베이스 연주를 맡았고, 믹싱엔 사운드풀의 김한구 엔지니어, 마스터링은 런던 메트로폴리스 스튜디오의 Stuart Hawkes 엔지니어가 담당했다.
정재원은 2014년 11월, 정규 1집 [한마디]를 발매하고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첫 페스티벌이었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에서 ‘최고의 루키’로 선정, 한국 대표로 ‘ABU 라디오 송 페스티벌’에 출전했다. 2015년 5월에 열린 벨로주에서의 첫 단독 콘서트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 8월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에서의 두 번째 콘서트 또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계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2015년을 종합하며 [아쉬운 놈이 간다] 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전국투어는 전국 5개 도시에서 6회의 공연을 진행했고, 전 지역 모두 매진을 기록하였다. 꾸준히 공연을 하며 달렸다. 일반 공연장뿐만 아니라 미술관, 게스트하우스, 한옥, 맥주공장 등 장소에 구애 받지 않았다. 편성도 유기적으로 변했다. 기타와 목소리로만 진행되는 공연부터, 밴드셋, 어쿠스틱셋, 현악과 함께 하는 셋까지 다양했다. 그는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곡을 스케치하고, 채색을 하고, 완성하기까지의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오롯이 해내는 뮤지션이다. 그렇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고, 2016년에 이르러 섭외 1순위 뮤지션이 될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되었다.
싱글 [나란 놈]을 시작으로 꾸준히 음악을 발표할 계획이다. 더 많은 공연을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나고, 1인 방송 [적재방송]을 통해 다각도로 소통할 예정이다.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견고하게 차근차근 다지는 그의 2016년이 기대되는 싱글이다.
저는 몇 년간 미루어왔던 푸디토리움의 새 앨범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2016년 한 해는 아마 이 앨범을 위해 대부분 시간을 보내게 되겠지요. 앨범 준비를 하면서 소속사 직원분들이나 지인들, 요즘 사람들이 어떻게 음악을 접하게 되는지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있는데요. 특히 학교에서 수업하면서 학생들이 어떻게 음악을 접하고 소비하는지 관찰해보는 것도 참 흥미롭습니다.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여러 작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새로운 뮤지션이나 음악을 만나게 되는 것도 일반적입니다. 오히려 이런 소셜 미디어의 불특정 노출이 어떠한 음악 사이트나 앨범보다 파급력이 클 때도 있습니다. 또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반인도 쉽게 노래를 부르고 그 모습과 음악을 여러 사람과 함께 공유할 수도 있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보다 이런 비디오 클립이나 짤막한 음악이 더 많은 열성 팬을 형성하는 것도 이제는 흔한 일입니다.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과 방송에 노출된 라이브는 바로 음원화 되어 즉시 우리 주위에 울려 퍼집니다. 마치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이 주문과 동시에 나오는 것만큼이나 속도도 빠르고 그 양도 엄청납니다.
사실 이러한 것은 어릴 때 LP나 테이프를 사서 음악을 들었던 저 같은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익숙하지 않고 공감하기도 힘든 방식입니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음악을 들려주는 제 방식이 너무 낡아만 가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그것이 익숙하지 않은 방식과 문화라고 해도 나쁘거나 옳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학생이 피아노와 작곡에 열중하기보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듯 사람들과 음악을 공유하는 모습도 하나의 음악적 표현이 될 수 있지요. 본인이 이러한 방식에 집중하고 더 없이 자신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면요. 다소 조악한 음악 관련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발견하고 접하게 되면 어떤가요. 그것이 자신이 음악을 더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특정한 기준의 잣대를 들이댈 수 없겠지요.
싱어송라이터이자 멀티 인스트루먼탈리스트인 엘 바너(Elle Varner)의 음악은 이러한 세대와 소통방식의 격차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팝 아티스트의 현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의 부모가 쿨앤더갱과 베리 화이트 등 유명 뮤지션과 작업했던 뮤지션이였기에 어린 시절부터 스튜디오에서 수많은 음악과 현장을 경험했다고 하는데요. 뉴욕대 수학 후 본격적으로 데뷔한 그녀의 음악은 전문가와 비전문가 모두의 인정을 넘어선 빼어난 음악을 들려줍니다. 또 실제로 국내를 비롯해 뮤지션을 꿈꾸는 많은 가수 지망생들이 한 번쯤 빼놓지 않고 부르는 레퍼토리이기도 하고요.
알앤비와 팝의 깊은 역사를 간직한 듯한 그녀의 깊은 음악과 목소리는 가볍게 일상에서 흘려듣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게다가 듣자마자 빠져들게 되는 무척 중독성 강한 멜로디는 이 시대의 팝 음악의 모습을 여러모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진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교육 방법이 꽤 많습니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가령 예를 들면 이런 것이지요. 문학이나 미술은 반드시 옛 작품부터 접해야 하고, 그 역사와 의미 역시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주입하는 것이지요. 사실 우리에게는 '고전'에 대한 강박이 있습니다. 그것도 무척 고집스럽게요. 고전을 듣고 보아야만 무엇인가를 알고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역사를 뛰어넘는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고전의 위대함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고전의 위대함과 그것을 교육하거나 누리는 방식,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예술 장르에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대중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루스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록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핑크 플로이드나 레드 제플린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는 말은 제가 초등학교 때 한창 음악에 빠질 무렵 들었던 말인데요. 지금까지도 이런 상황을 주위에서 종종 접합니다. 저 역시 핑크 플로이드와 레드 제플린을 무척 좋아합니다. 아직도 이 앨범을 전부 LP로 소장하고 있을 정도지요. 그런데 음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왜 이 음반을 들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초등학교 시절을 훌쩍 넘어 이제 중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고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사회의 문화적 척도의 지표이자, 성숙도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자유로움이 아닌 강박으로 다가올 경우, 고전은 우리에게 '꼰대'처럼 군림하게 되지요. 심지어 가끔은 아집과 편견으로까지 변하기도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이건,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학생이건, 순수한 마니아이건, 자기가 좋아하는 그때의 음악을 들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음악을 그 순간 충분히 즐기면 됩니다.
우리가 음악을 즐기고 있는 그 순간만큼 음악을 온전히 이해하는 행위가 더 있을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벤 헤일런(Van Halen)'의 음악과 1986년 작 '5150'은 제가 이런 조언 아닌 조언을 한창 들었던 학창시절 때 즐겨 들었던 앨범입니다.
기타리스트 에디 벤 헤일런과 드럼연주자 알렉스 벤 헤일런 이 두 형제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이 밴드는 70~80년대 미국 하드록의 부흥과 그 시기를 함께 합니다.
미국 내에서 1천2백만 장이 넘는 경이적인 판매량을 올리며 가장 성공한 록 밴드로 손꼽히지요. 데이빗 리 로스, 세미 헤거, 게리 셰론 등 미국 하드록의 정통적이고 유명한 보컬리스트들이 거쳐 간 밴드로도 유명한데요. 에디 벤 헤일런의 작곡과 기타 연주는 유명세가 정말 대단했습니다.
해머링과 태핑이라는 전자기타 연주 기술은 지금도 에디 벤 헤일런보다 훌륭한 녹음이 없다고 저 역시 믿고 있을 정도이지요. 이들의 음악은 전통적인 블루스나 레드 제플린의 음악과는 다른 록 음악이지만, 저에게는 지금까지 가장 애장하는 보물 LP랍니다. www.pudditorium.com
[헤럴드POP=김유진 인턴기자]싱어송라이터존 맥래플린의 정규 5집 '홀딩마이브레스(Holding My Breath)'가 국내 정식라이선스된다.
지난 2013년 발매된 '홀딩 마이 브레스'는 존 맥래플린의 담백한스타일과 팝요소들이조화를 이룬앨범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소프트 록을 기본으로피아노를 앞세운편곡과 부드러운 멜로디가 감미로운 목소리와 어울려 앨범을 구성하고 있으며 존 맥래플린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작곡가이자탁월한 보컬리스트의 면모를 발휘했다.
[존 맥래플린. 사진제공=스톰프 뮤직]
앞서 존 맥래플린은 2007년 데뷔앨범 '인디아나(Indiana)'를유니버설뮤직을 통해 국내에 첫 선보였다. 이후 좀 더 대중적이며 팝 적인 요소가 짙은음악들을 내놓으며 활동해왔고 2011년 '포에버이프 에버(Forever If ever)' 앨범을 통해 깊이 있는 음악가로 인정 받기 시작했다.
한편 빌리조엘, 엘튼 존의 영향을 받은 그는 그들의 특징과 자신만의 색을 담아 매력적인 아티스트로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얼마 전 음악을 들으며 길을 달리다 저도 모르게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탄성이 나온 경험이 있습니다. 흘러나오는 음반의 한 트랙이 하나씩 넘어갈 때마다 밀려오는 감정의 파장이 어마어마했거든요. 그날 힘든 일이라도 있었던 것은 아니냐고요? 또 혼자 음악을 들을 때 종종 그렇게 탄성을 지르지는 않느냐고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음악을 듣다 혼잣말을 하는 습관도 없고요. 그날 유난히 감성적이었던 것도 아니었어요. 순수하게 그 음악 자체에 언어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경이로움을 느꼈던 거죠. 이 기억은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때때로 떠오르는데요. 왜냐하면, 한창 음반을 사모으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악들을 듣느라 잠까지 설치던 학창시절이었다면 모를까 그 이후 한참 어른이 된 지금 이토록 제가 열렬할 수 있는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거든요. 물론 음악의 감성이 그날따라 저의 마음을 유난히 움직였을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곡들이 보여주는 구성과 형식 그리고 멜로디에 압도되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멋진 회화 작품을 보았을 때의 그것처럼요.
'정말 어떻게 이런 완벽한 곡을 쓸 수 있는 거지?' 라는 감탄이 음악을 듣는 내내 떠나지 않았습니다. 바로 러시아의 클래식 작곡가 블라디미르 마르티노프의 음악이었습니다. 그의 음악은 예전 음반가게에서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레타 발티카의 음반을 다루면서 잠시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에도 음악을 접하면 접할수록 저를 더욱 빠져들게 합니다.
1946년 모스크바 태생의 블라디미르 마르티노프는 현재까지 현존하는 위대한 작곡가 중 한 사람이에요. 콘체르토와 오케스트라, 챔버음악을 주로 써오고 있는 그는 저에게 러시아 클래식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다시 한 번 보게 할 만큼 특히 요즘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전공한 블라디미르 마르티노프의 작곡법은 음렬에 바탕을 둔 12음 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 현대음악의 작곡기법으로 알려진 이 테크닉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는 사실 다소 어렵습니다. 게다가 그는 작곡가이자 더불어 민속음악학자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의 음악을 살펴보자면 역사와 종교 등 광범위한 민족과 정치적인 이슈를 포함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러한 이유로만 생각해본다면 그의 음악은 이미 들어보기 전에 우리에게 무척이나 낯설 것처럼 느껴질 것 같은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의 음악은 정말 듣기 좋습니다. 압도적으로 아름답거든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클래식 음악의 한가운데 그의 음악은 분명 정통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대의 클래식 기법들이 교과서적으로 보이지요. 이렇게 아카데믹하기만 할 것 같은 음악이 이토록 뛰어난 멜로디와 감성으로 풀어져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여러분들도 그의 세계를 직접 소리로 경험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www.pudditori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