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2016. 7. 22. 17:49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722000020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97. 다프트 펑크

클럽 음악의 대명사, 소리의 절제가 주는 강력한 힘


▲ '다프트 펑크'의 2013년 앨범 'Random Access Memories'. 김정범 제공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적정 볼륨은 어느 정도일까요? 그것을 가늠하기에는 음악을 듣는 장소에 따라, 기분에 따라,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니 정확한 수치로 계산하기는 물론 어렵습니다. 보통 우리가 듣는 음악의 원래 볼륨을 결정하는 단계는 음반 제작 과정 중 마스터링(mastering)에서 일어납니다. 
 
마스터링은 노래를 일반 청중이 듣는 음악의 형태로 완성하는 일종의 최종 손질입니다. 그런데 음악이 최종 손질을 거치기 바로 이전의 순수 완성본의 실제 볼륨 레벨은 아주 작습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마스터링이라는 손질 과정에서 볼륨을 우리가 듣기에 적당한 레벨로 상향 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볼륨을 상향하게 되면서 이전 형태의 완성본이 조금씩 점차 왜곡되고 뒤틀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현대 음반제작의 기술적 한계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여하튼 그것은 사실이지요.

클래식 음반의 경우 다른 대중음악에 비해 볼륨 레벨이 일반적으로 낮습니다. 고전 음악은 원래 조용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에너지가 극에 이르는 순간이나 연주자의 힘이 절정에 다다를 때를 상상해 본다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조용한 음악이라서가 아니라 원래 소리를 최대한 왜곡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음악들을 담아낼 때 가장 중요한 기술적 포인트라고 판단해서입니다. 

앨범마다, 음악가마다 마스터링의 볼륨 레벨과 손상의 차이는 각각 다릅니다. 그러나 많은 국내 가요가 외국보다 더 볼륨 레벨이 크고 손상 역시 과한 경향을 드러내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치 바람에 날리는 인형과 함께 볼륨 큰 음악과 목소리로 선전 중인 가게를 지날 때를 연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빵 가게 앞을 지날 때도 핸드폰 가게를 지날 때도 소리 크기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요. 길을 걸으며 그 음악이 다 그 음악 같다고 느껴 보신 적 있지 않나요. 일반 청중들도 당연히 이것을 느끼며 생활에서 체험하고 있습니다. 

유명 회화 작품을 휴대전화 카메라의 강력한 필터를 거쳐 인화지로 감상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소셜 미디어 사진의 인위적 화려함이 어느 날 피로함으로 다가오지는 않나요? 그리고 오히려 개성이 더 상실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지 않나요? 사실 우리가 즐기는 음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프트 펑크(Daft Punk)는 프랑스 출신의 기마누엘 드 오멩크리스토와 토마스 방갈테르로 구성된 듀오입니다. 1990년대 후반 프렌치 하우스의 붐을 일으키며 지금까지도 엄청난 대중적 성공을 거둔 일렉트로닉 그룹입니다. 특히 'Get lucky'를 수록한 2013년 작 'Random Access Memories'는 구석구석 훌륭한 점이 너무 많은 앨범입니다. 그것을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정도지요. 

그런데 클럽 음악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들의 음악은 실제로 볼륨이 크지 않습니다. 심지어 우리의 생활에서 접하는 많은 대중가요보다 더 작습니다. 그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요. 오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 많은 음악입니다. 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Posted by 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