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소식2012. 10. 17. 12:21

<지난 주 당첨자 발표>
지난 주 많은 분들께서 가슴 속에 간직하신 자신만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리움 가득한 이야기들 감사드립니다.
그 중 어렵게 당첨되신 두 분 발표해 드립니다.

 

박은희 님 / 조 은 님

 

두 분께는 2012 이사오 사사키 콘서트 <사랑을 찾아서... Sky Walker> 티켓 R석을 각 2매 증정해드립니다.
공연당일 콘서트홀 매표소 '초대권 창구'에서 티켓을 현장수령 해주세요.
본 티켓은 양도가 불가능하며 찾으실 때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 주셔야 합니다.

 

* 본 소설은 이사오 사사키 콘서트 당일까지 이어지는 연재소설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업데이트 됩니다.

 


 

 

 

 

사랑을 찾아서... Sky Walker

                            

  - 제 2 화 -

 

 

<결국 나는 너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지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2년 동안.
그 동안 몇 번인가의 연애를 했고 또 전보다 어렵지 않은 이별을 했다.
친구들을 만나 배꼽이 빠지도록 웃기도 했고 징그러운 삼촌들처럼 모여 앉아 새로 나온 걸그룹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술을 먹고 취기가 오르고 외롭다고 느껴져도 반드시 네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물론 전화를 거는 실수도 1년쯤 후부터는 저지르지 않았다.
이제는 네가 화제에 올려져도 전처럼 쿵-하는 느낌 없이 마치 전학갔던 옛 친구 이야기를 하듯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었다.

 

왜인지 그날은 고향친구 녀석의 결혼식에 가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고등학교 동창 녀석의 결혼식은 고향 동네에서 치러졌다.
내 고향은 논밭이 펼쳐져 있거나 산중이나 바닷가에 있는 마을도 아니면서 번화한 대도시도 아닌 그저 그렇게 평범한 중소도시였다. 그 평범함 때문인지 사람들은 유난히 소문을 좋아했다.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동창회나 반상회에 가면 어떤 집에 수저가 몇 벌이 있는지까지도 저절로 알 수 있는 동네였다.
그러나 지금껏 네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네가 내 앞에서 완벽하게 사라진 이후 너와 관련된 소식은 접하기 힘들었다. 마치 이 세상에서 아주 사라진 사람처럼.
그래서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저 많은 인파들 속에서 그저 닮은 사람이겠지..했던 네가 내 눈 앞에 서 있었던 건 전혀 현실성 없는 일이었으니까.
너무 현실성이 없으니까 나는 마치 네가 아예 없었던 것처럼 굴 수밖에 없었다.
12년이 지나 또래의 다른 여자 친구들보다 더 세월의 피곤이 묻어나 보이는 너를 나는 너라고 확신하면서도 그저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언뜻 네가 나를 부르는 것도 같았는데 마치 그 소리가 방음벽 너머로 들리는 것처럼 먹먹해서 마치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모른 척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와 누런 시간이 묻은 오래된 벽지로 둘러쌓인 고향집 방에 앉아 생각한다.
마치 12년 전의 나로 돌아와 있는 것처럼.
나는.. 아직도 화가 나 있다. 

 

너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너보다도 더.
널 만나고 있을 때에도 그랬지만 너에게서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았을 때부터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기까지 더더욱 그랬다. 이별을 이야기하는 네가 이해되지 않아 화가 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너의 이러저러한 성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에 온전히 그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에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는 너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을 뿐이며 그런 생각을 했던 그 때의 나는 오만했다는 사실을. 

 

너는 어릴 때부터 그다지 화목하지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다.
너의 부모님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다투셨고 그런 속에서 너의 사춘기는 매우 불안했었다.
결국 부모의 결별에 너는 세상에 달랑 내버려진 채 늘 외로워했다.
그러면서도 너는 그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주지 못했다.
너는 나 이외에는 그 누구와도 마음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아버지였고 어머니였다.
나는 네가 학창시절 복작거리는 점심시간 혼자 달랑 점처럼 앉아 스스로 싸온 도시락을 먹을 때 네 앞에서 바보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떠들어대곤 했다.
나는 네가 이따금 유리볼 속에 갇혀 있는 작은 인형처럼 그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거리를 둘 때 항상 그 간격에 서 있었다.
나는 스무살 무렵의 너를 침대 하나, 책상 하나 외에는 더 들어갈 곳도 없는 고시원 방에서 불러내어 친구를 만나게 하고 음악을 듣게 하고 영화를 보게 했다.
네가 마침내 고등학교 시절처럼 세상에 덜렁 남겨진 것 같은 모습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을 때 나는 마음이 놓임과 동시에 왜인지 모를 약간의 쓸쓸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무렵 나는 군대에 가게 되었다. 어느 20대 초반의 청년들처럼.


너는 왜 내게 헤어지자고 말했을까.
분명 내가 너의 세상.이며 너의 시각.이었건만 너는 왜 그 익숙한 세상을 등지고 다른 세상을 택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너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네가 내게 이별을 말한 순간.
너의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했건만 안녕. 한 마디에 모든 것이 하나의 물음표가 되어 버린 것이 나는 너무 황당하고 납득할 수가 없었다.
내가 네 옆에 없었던 시간은 너를 알아온 시간의 반의 반도 되지 않았는데...
심지어는 그 시간이란 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는데...
네 외로움이 비록 내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해도 내가 그만큼 너에게 쏟아부은 다정함들이 있었는데...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만큼 네가 미웠다. 너에게 화가 났다. 나만큼 널 알아줄 수 있는 사람도 없는데. 나만큼 너의 그 자그마한 등에 평생 붙어있을 그 어마어마한 외로움들을 헤아려줄 수 있는 사람도 없는데. 멍청하게도. 너는. 결국. 바보처럼.
 
그리고 마침내 나에게도 네 등에 붙어 있던 그 외로움들이 뭉글뭉글 생겨났다.
네가 떠나고 나서야 나는 마치 너와 한 사람인 것처럼 그런 닮은 모양새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를 이렇게까지 만든 네가
왜 이제와 내 앞에 나타나
내 이름을 부르는 걸까.

 

명치 끝이 답답해져 오랜만에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었다.

 

 


 

소설을 보시고 리플로 여러분의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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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오 사사키의 "내한 10주년 기념 베스트 음반" 을 드립니다.

 

기한 : 2012. 10. 23 (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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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톰프뮤직